공부할 때 형광펜을 자주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문장에 표시하려고 형광펜을 그었는데, 다음 장을 넘겨보니 뒷면까지 색이 비쳐 있는 경우다. 심할 때는 뒷면 글씨와 형광펜 자국이 겹쳐 보여서 다음 내용을 읽기 불편해진다. 처음에는 형광펜을 너무 세게 그어서 그런가 싶었지만, 여러 노트를 써보니 종이에 따라 차이가 컸다.
형광펜은 볼펜보다 넓은 면적에 잉크가 묻는다. 그래서 종이가 얇거나 흡수성이 강하면 뒷면 비침이 쉽게 생긴다. 특히 공부 노트나 독서노트처럼 양면을 모두 쓰는 노트에서는 형광펜 비침이 꽤 중요한 문제다.
이번 글에서는 형광펜이 뒤비치는 종이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리고 노트를 고를 때 무엇을 확인하면 좋은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종이가 얇으면 비침이 쉽게 생긴다
형광펜 비침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종이 두께다. 종이가 얇을수록 앞면에 칠한 색이 뒷면까지 쉽게 보인다. 특히 70gsm 이하의 얇은 종이는 일반 볼펜은 괜찮아도 형광펜을 쓰면 뒷면에 색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형광펜은 글자 위에 넓게 지나가는 필기구다. 볼펜처럼 가는 선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폭으로 잉크를 묻힌다. 그래서 종이가 감당해야 하는 잉크 양도 더 많다. 얇은 종이는 이 잉크를 버티기 어렵고, 결국 뒷면에 색이 비치거나 번지는 일이 생긴다.
하지만 종이가 두껍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80gsm이나 100gsm 종이라도 종이 표면이 잉크를 많이 빨아들이면 비침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너무 얇은 종이보다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종이가 형광펜 사용에 유리하다.
형광펜을 자주 쓴다면 노트 설명에서 종이 두께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공부용 노트라면 가벼운 메모용 노트보다 조금 더 탄탄한 종이를 고르는 편이 좋다.
2. 흡수성이 강한 종이는 색이 퍼져 보인다
형광펜 비침은 종이 두께뿐 아니라 흡수성과도 관련이 있다. 종이가 잉크를 너무 빨리 빨아들이면 형광펜 자국이 종이 안쪽으로 깊게 스며든다. 이때 앞면 색도 진해지고, 뒷면 비침도 심해질 수 있다.
흡수성이 강한 종이는 표면이 약간 거칠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손으로 만졌을 때 부드럽기보다 종이 섬유감이 느껴지는 종이도 있다. 이런 종이는 연필이나 샤프로 쓸 때는 괜찮지만, 형광펜처럼 잉크가 많은 도구와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형광펜을 그었을 때 선의 가장자리가 깔끔하지 않고 살짝 퍼져 보인다면 종이가 잉크를 많이 흡수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같은 부분을 두 번 칠했을 때 색이 뭉치거나 종이가 울면 형광펜용으로는 아쉬운 종이다.
좋은 종이는 형광펜 잉크를 너무 깊게 빨아들이지 않고, 표면에서 적당히 잡아준다. 그래야 색은 선명하게 보이면서도 뒷면 비침은 줄어든다. 공부용 노트를 고를 때는 볼펜 필기감만 보지 말고 형광펜을 함께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다.
3. 표면이 너무 거칠면 형광펜 자국이 지저분해질 수 있다
종이 표면이 거칠면 형광펜 자국도 깔끔하게 남지 않을 때가 있다. 형광펜 끝이 종이에 부드럽게 지나가지 못하고, 표면 결을 따라 잉크가 울퉁불퉁하게 묻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색이 균일하게 칠해지지 않고, 어떤 부분은 진하고 어떤 부분은 옅게 보인다.
공부할 때 형광펜을 쓰는 이유는 중요한 부분을 빠르게 찾기 위해서다. 그런데 표시한 부분이 지저분하게 보이면 오히려 노트 전체가 산만해진다. 특히 여러 색의 형광펜을 함께 쓰면 종이 상태에 따라 페이지가 복잡해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종이 표면이 너무 매끄러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형광펜 잉크가 바로 마르지 않아서 손이나 반대쪽 페이지에 묻을 수 있다. 그래서 형광펜에 좋은 종이는 거칠지도, 지나치게 미끄럽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표면감을 가진 경우가 많다.
노트를 고를 때 손끝으로 종이를 만져보면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지나치게 까슬한 느낌이 강하면 형광펜 자국이 고르지 않을 수 있고, 너무 반질거리면 마름 속도가 느릴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4. 색이 진한 형광펜일수록 비침이 잘 보인다
형광펜 비침은 종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용하는 형광펜 색과 잉크 양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같은 노트라도 연한 노란색 형광펜은 괜찮은데, 진한 주황색이나 파란색 형광펜은 뒷면에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색이 진하고 잉크가 많이 나오는 형광펜은 종이에 남는 자국도 강하다. 특히 새 형광펜은 잉크가 풍부하게 나와서 비침이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어느 정도 사용한 형광펜은 잉크 양이 줄어들어 같은 종이에서도 비침이 덜할 때가 있다.
형광펜을 사용할 때 힘을 너무 많이 주는 것도 비침을 심하게 만든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서 천천히 꾹 눌러 긋다 보면 종이에 잉크가 더 많이 스며든다. 가볍게 한 번 지나가는 정도로 표시해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공부 노트에서 형광펜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색 선택도 중요하다. 모든 문장을 진한 색으로 칠하기보다, 정말 중요한 부분만 표시하고 색 수를 줄이면 노트가 훨씬 깔끔해진다. 종이 비침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5. 형광펜용 노트는 직접 테스트가 가장 확실하다
형광펜이 잘 맞는 종이를 고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테스트하는 것이다. 노트의 마지막 장이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평소 쓰는 형광펜을 그어보고, 뒷면을 확인하면 된다. 한 번만 그었을 때와 두 번 덧칠했을 때를 비교하면 그 종이의 성격이 더 잘 드러난다.
테스트할 때는 볼펜 글씨 위에 형광펜을 칠해보는 것도 좋다. 공부할 때는 보통 이미 쓴 글씨 위에 형광펜을 쓰기 때문이다. 이때 볼펜 잉크가 번지거나 형광펜 색과 섞이면 실제 사용에서 불편할 수 있다.
형광펜을 자주 쓰는 노트라면 종이 두께, 비침, 마름 속도, 표면 질감을 함께 봐야 한다. 단순히 예쁜 표지나 저렴한 가격만 보고 고르면 나중에 양면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공부용 노트는 여러 번 펼쳐보는 기록이기 때문에 페이지가 깔끔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형광펜이 뒤비치는 종이는 대체로 얇거나, 잉크 흡수가 강하거나, 표면이 형광펜과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적당한 두께와 부드러운 표면을 가진 종이는 형광펜 자국이 깔끔하고 뒷면 비침도 덜하다. 작은 차이처럼 보여도 공부 노트의 만족도는 이런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다.